음악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었다.
그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만들고, 짧은소리를 이어 붙여 보았을 뿐이었다.
그 과정은 특별할 것 없는 작은 실험들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쪽이 조용히 반응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자연스럽게 음악 쪽에 더 손이 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지만
묵혀 있던 어떤 감각이 천천히 깨어나는 느낌에 가까웠다.
어느 날, 나는 한 곡에서 여러 버전을 만들어두고
그걸 하나씩 비교해 듣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지치지 않았고
멈춰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귀가 또렷했다.
‘나는 왜 이 일을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을까?’
그 질문이 마음속에 조용히 남았다.
그리고 오래전에 접어두었던 사실 하나를
나는 뒤늦게 인정하게 되었다.
— 나는 아직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어떤 결심이나 선언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어느 날은 멜로디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들리고
어느 날은 리듬의 흐름이 예전보다 또렷하게 느껴졌다.
그 조용한 변화들이 겹쳐지면서
나는 다시 음악 앞에 앉아 있었다.
AI는 나를 대신해 음악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래전에는 몰랐던 방식으로
내가 음악을 바라보게 만든 도구였다.
예전의 나는
“잘해야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배우는 지금의 나는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음악은 어느 날 갑자기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작은 성공 하나
우연히 잘 나온 버전 하나
그리고 설명되지 않는 작은 울림들이
조용히 나를 이쪽으로 데리고 왔다.
어쩌면 그건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각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나를 부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그 부름에
늦게나마 다시 대답하려 하고 있다.